[인천일보] 보이스피싱 가담자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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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동주 작성일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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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시작된 보이스피싱은 인적 유대관계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고, IT기술 발달과 함께 전자금융서비스가 빠르게 구축된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코로나19 이후 침체되었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보이스피싱의 수법이 더욱 치밀해지면서 피해가 다시금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평생을 모아 온 큰돈을 한순간에 잃게 되고, 이를 회복할 확실한 방법도 없다는 점에서 보이스피싱의 심각한 피해에 관해서는 거듭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보이스피싱의 구체적인 피해유형이나 예방법에 관해서는 다양한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이 자리에서는 보이스피싱에 있어 일명 '현금수거책'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담하게 되는 경우에 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보이스피싱은 총책, 콜 센터, 환전·송금팀, 계좌모집팀, 인출팀 등 네트워크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팀은 서로를 대면하지 않은 채 온라인상 가상의 인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수령하여 지정된 계좌로 송금하는 역할, 이른바 '현금수거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모집에는 일반인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구인·구직 사이트의 채용공고를 활용하고 있다. 위와 같은 특징으로 수사기관에 검거되는 사람들은 피해금액을 대부분 가져가는 총책이나 중간관리책이 아닌 피해자를 직접 대면한 뒤 금원을 송금한 현금수거책이며, 정작 이들은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죄행위에 가담하였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 검찰은 현금수거책으로 일한 사람에 대해서도 실형을 구형하고 있고, 법원 역시 피해금액, 피해회복 여부 및 범죄전력 등에 따라 차이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초범인 경우에도 징역 1~2년 내외의 실형을 선고하고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의심해 보아야 할 부분은 취업과정에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인 경우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행정서비스', '은행 대출상환업무' 등으로 자신들의 업무를 안내하는 경우가 많고, 지원자의 신분증, 얼굴 등이 한꺼번에 나오도록 사진, 동영상을 찍어 보내도록 하면서도(이 역시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한 협박용으로 사용됨) 면접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며, 대화 상대방의 정확한 신분조차 밝히지 않는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관리책들은 가명을 사용하고, 온라인상의 이름은 임의로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과 서버가 외국에 있거나 대화상대방의 의사에 의해 임의로 대화내용을 삭제할 수 있는 '텔레그램'을 설치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일자리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가명을 사용하도록 한다거나 특정 기관 내지는 업체 소속이 아님에도 해당 기관 소속의 직원으로 소개하도록 지시하며, 해당 기관의 직인이 찍힌 서류를 PC방 등에서 출력하여 피해자에게 함께 전달하도록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처음 하루 이틀 정도에는 단순히 '서류를 특정 주소 우편함에 넣도록' 하거나 일부러 아무런 일도 없는 곳으로 지원자를 보내 그들의 반응이나 수행정도를 살핀 뒤,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그 직후 현금 수거의 일을 맡기고 있으며, 수거한 현금 가운데 일부(10만~30만 원)를 제외한 나머지 금원을 무통장 입금하도록 지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특정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위와 같은 상황에 관한 의문점이 생긴다면 자신에게 일을 맡긴 대화 상대방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방법보다(이들은 어떠한 형태로든지 그럴듯한 해명을 내어놓는다) 곧바로 행동을 멈춘 뒤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원진 법무법인 동주 변호사

출처 :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