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매거진MAGAZINE

반갑습니다. 재산·경제 사건 전문 변호사 이세환입니다.
범죄의 성립 조건과 그 사실 인정에 관한 문제는 형법 전체의 논리 체계와 수많은 학술 이론을 깊이 이해하지 않고서는 정확히 규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형사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 특정 범죄의 성립 요건이나 실제 사건의 상황 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그렇기에 이처럼 법리적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는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찾게 됩니다.
저의 경우 형법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대략 10년간 형사 사안을 실무 현장에서 직접 다뤄온 경험 덕분에 이러한 문의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를 찾아와 대화를 나누는 분들을 보면, 사기죄에서의 기망 행위가 인정되는 사안인데도 그렇지 않다고 오해하거나, 반대로 기망이 아닌데도 인정된다고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상담 과정에서 일반적인 법리 이론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을 지불하고 변호사를 찾아와 형법 이론을 설명 듣는 것이 그리 이상적인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의뢰인께서는 실질적인 사건 해결을 위한 판단을 구하러 오시는 것이지, 단순히 법률 강의를 들으러 오시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그러므로 변호사 상담을 받기 전, 미리 사기죄에서의 기망 의미와 그 판단 기준을 개략적으로라도 숙지하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에서 제가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꼭 저와의 상담이 아니더라도, 다른 변호사와 상담 전에 시간을 내어 이 글을 읽어 보시면 상담 시간을 10배 이상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의: 변호사 상담은 대한변호사협회 규정상 '유료'로 진행되므로, 무료 상담은 불가능합니다. 간혹 보이는 무료 상담은 대부분 사무장이 진행하는 것입니다.
사기죄는 '기망 행위'를 통해 타인을 착오에 빠뜨리고, 그 결과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범죄 유형입니다. 그런데 실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기망 행위'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판례를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법원은 사기죄에서의 기망을 "널리 재산상의 거래 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인 행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상대방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약속한 말을 지키지 않는 경우, 애초에 지킬 의사조차 없던 경우, 상대방이 착각하도록 유도하는 경우, 또는 상대방이 착오에 빠질 것을 알면서도 이를 역이용하는 경우 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망 행위의 유형에는 직접 나서서 "거짓말을 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이미 착오에 빠진 상태를 이용하는 행위"도 포함됩니다. 이를 법률 용어로는 적극적 행위 또는 소극적 행위라고 합니다.
아마 '소극적 행위'라는 말이 다소 낯설게 느껴지실 텐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어떤 사람이 甲이 입은 옷차림이나 행색을 보고 그를 상당한 자산가로 오인하여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 '재산이 많은 사람이니 곧 갚겠지'라고 생각하여 돈을 빌려준 상황"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사건에서는 고의로 자산가 행세를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여기서는 여러 상황이 겹쳐 피해자 스스로 오인한 경우로 한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甲이 돈을 갚을 마음이 전혀 없었다면, 소극적 행위에 의한 기망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1) 채권-채무 관계
사기죄가 가장 흔하게 문제되는 사건 유형은 채권과 채무 관계입니다. 채무자가 정해진 기한까지 돈을 갚지 않으면, 채권자는 '사기를 당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채권-채무 관계에서 변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기망 행위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기망은 '고의성'을 전제로 하므로, 상황이 변하여 돈을 갚지 못하게 된 경우는 단순한 민사 사건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채권-채무 관계가 전제된 사건에서는 채무자가 돈을 빌릴 당시 변제 능력이나 가능성이 있었는지, '돈을 갚지 않겠다'는 의사를 가졌는지, 자금의 '용도'에 관해 거짓말한 부분은 없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게 됩니다.
2) 투자 사기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발생하는 유형입니다. 투자 사기의 경우 투자자(피해자)가 자신의 결정과 판단에 따라 자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은 "내가 욕심을 냈으니 어쩔 수 없지"라며 고소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특정 종목의 단순 추천이나 권유에 응하여 투자를 진행했고, 그 투자가 실패한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이럴 때 고소를 해도 피고소인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무혐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권유자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악용하여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했다면 사기 기망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주가 조작이나 허위 사실 유포 등의 사안에서는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유사수신 사기
유사수신 사기 사건이라 함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투자를 권유하고, 직접 투자금을 받은 사안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투자금을 받은 대가를 지급받은 경우 또한 포함될 수 있습니다.
사실 유사수신 사기는 투자 사기의 한 갈래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의 사건은 사기죄 성립이 훨씬 폭넓은 상황에서 인정되며,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납니다. 즉, 본인도 속아서 투자를 한 후, 일정 수익을 얻었다고 착각하여 주변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권유했다가 혐의를 받게 되는 경우입니다. 특히 다단계 방식의 (폰지 사기) 사건에서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까지 사기죄에서의 기망 의미와 유형을 설명해 드리고, 사안별 판단 예시까지 보여드렸습니다. 이 내용이 필요한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칩니다. 이세환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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