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매거진MAGAZINE

안녕하십니까. 재산·경제 사건 전문 이세환 변호사입니다.
이따금 여유가 생기면 제가 처리했던 사안들을 소개해 드리는데, 마침 오늘 시간이 되어 한 가지 사례를 준비했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사례는 [보이스피싱 송금책 아르바이트]를 수행하던 중 문제가 발생하여 [사기] 혐의를 받게 된 경우입니다. 저의 도움으로 검찰 송치 이후 무혐의로 결정된 사안입니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이 어떤 계기로 보이스피싱 송금책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사기 혐의를 받게 되었는지에 더해, 유사한 처지에 계신 분들께 도움될 만한 내용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사건 불기소 결정서 및 선임 당시 제출한 변호인 선임 신고서
편의상 의뢰인을 L 씨라고 칭하겠습니다. 상세한 사건 경위는 의뢰인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ㅣ내용을 변경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L 씨는 건강상의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고, 건강 회복에 힘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자, '단기 아르바이트' 형태로 잠시 일할 수 있는 업무가 있는지 찾아보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L 씨의 눈에 띈 것은 상권 분석 업무였습니다.
"하루 두 세 시간 정도 걸리는 간단한 일입니다." "시급으로 급여를 지급해 드립니다."
해당 업체는 전국 각지의 창업 컨설팅을 하는 회사라고 자신들을 소개하며 L 씨에게 먼저 연락을 해왔다고 합니다. 컨설팅에 필요한 상권 현장 조사, 유동 인구 파악 등의 업무를 담당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있으며, 매일 2~3시간 정도 지정된 지역에 가서 분위기, 유동 인구, 공실 여부 및 방문자의 연령대 등을 확인하면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 씨는 이 정도의 일이라면 건강에 큰 무리가 없으면서 산책 삼아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판단하여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 죄송하지만 혹시 오늘 O O 역으로 가서 계약금을 받아주실 수 있을까요?" "송금받아야 하는데 그쪽에서 문제가 생겨서 현금으로 주신다고 합니다."
L 씨가 업무를 시작하고 얼마 동안은 실제로 특정 지역의 상권 분석을 위한 작업을 하셨다고 합니다. 문제는 업무 시작 후 약 2주 정도 지났을 때 발생했습니다.
당시 계약금을 받아야 하는데 문제가 생겨 현금으로 받아야 할 상황이니,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 무통장 입금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이에 L 씨는 아무 생각 없이 현금을 건네받아 지정된 정보를 사용해 무통장 입금까지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후 한동안은 다시 상권 분석 업무를, 그리고 어쩌다 한두 번은 계약금을 전달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3~4회 정도 반복되었을 무렵, 자택으로 경찰이 찾아왔습니다.
"O월 O일 O시, O O 역 앞에서 현금을 받아서 무통장 입금을 한 사실이 있으십니까?"
L 씨는 경찰이 찾아온 순간,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크게 감지했다고 합니다. 간단한 조사와 신분 확인이 끝난 후 경찰은 돌아갔지만, 불안한 마음에 약을 챙겨 먹는 것도 잊으셨다고 합니다. 결국 L 씨는 집을 나와 변호사를 급히 찾아 나서셨습니다. 제가 L 씨를 처음 만난 날의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한 번도 전과 기록이 없는 사람입니다. 알았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L 씨는 자신이 했던 일이 창업 컨설팅 관련 업무가 아니라 보이스피싱 송금책 역할이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잠시 건강 회복을 위해 한 일이 범죄가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셨던 것입니다.
저는 이 사건 내용을 경청하고, 보이스피싱 조직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까지 확인한 뒤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습니다.
"피해자가 3명 이상이고 피해액도 상당하다는 점은 불리한 정황이지만, 이 대화 기록과 급여 지급 내역은 유리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무혐의를 주장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제가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L 씨는 이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놓였다며, 무혐의 주장에 동의하셨습니다. 이에 저는 정식으로 사건을 위임받아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저의 노하우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공개할 수 없지만, 다음과 같은 주장을 개진했습니다.
L 씨가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전달받아 무통장 입금을 한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L 씨는 이 일이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따라서 사기의 '고의성'이 없으며, 행위를 한 것 또한 기망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L 씨, 검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무혐의 결정이 났습니다."
제가 이 전화를 드린 날, L 씨는 불안감 때문에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빨리 어떤 결론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는데, 중간에 검찰 송치가 이루어지면서 불안감이 더욱 커진 탓이었습니다. 이러한 극심한 불안 상황에서 무혐의 결정이 났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L 씨는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당시 L 씨가 울먹이며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하시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중에도 L 씨가 저를 찾아오셨던 그날과 유사한 상황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보이스피싱 송금책도 엄벌에 처해진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한순간에 자신의 삶이 범죄자 신세로 전락하는구나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서도 살아날 길은 존재합니다. 해결이 어렵다면 제가 길을 찾아드리겠습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저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이스피싱 송금책 또는 전달책 사건에서 [무혐의]를 받아낼 방법, 제가 한번 모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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