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매거진MAGAZINE

이 글은 ‘불법영득의사’라는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며, 재산범죄가 성립하는 과정에서 어떤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는지, 그리고 실무에서는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풀어드리려는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재산·경제 사건 전문 변호사 이세환입니다.
재산이나 경제 범죄로 저를 찾아오시는 의뢰인과 상담을 하다 보면, ‘이 행위가 범죄로 성립하는가’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입니다.
즉 어떤 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려면, 그 행위가 해당 범죄의 ‘성립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일종의 법적 공식처럼 보이지만, 실제 적용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수학 문제는 답이 명확히 나뉘지만, 법률 문제는 해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공식에 숫자를 넣는 건 단순하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재구성한 뒤 그 사실관계를 법적 요건에 대입해야 합니다. 또한 과거 판례를 근거로 판단을 비교·검토하는 과정도 필요하지요.
이처럼 법적 판단은 단순 계산이 아니라 ‘해석’의 영역입니다. 전문지식이 부족하면 잘못된 결론에 쉽게 도달하게 됩니다.
특히 요즘처럼 정보 접근이 쉬운 시대에는, 부정확한 내용을 사실처럼 믿는 경우도 많고, 정확한 정보를 보더라도 자기식으로 해석해 오판하는 사례도 자주 있습니다.
그 결과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는 데 걸리는 시간이, 처음부터 올바르게 이해시키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리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이런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기본 개념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사기나 횡령, 절도 등 재산범죄에서는 공통적으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됩니다. 쉽게 말해, 다른 요건이 모두 충족된 상태에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면 유죄, 인정되지 않으면 무죄가 되는 것이지요.
불법영득의사는 ‘고의’와 비슷하면서도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둘 다 행위자의 내면적 의도를 의미하지만, ‘무엇을 의도했는가’에 따라 단순한 고의로 볼 수도 있고, 불법영득의사로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내면의 생각이나 감정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특히 사건 발생 후 시간이 흐른 뒤라면, 당시의 마음 상태를 명확히 입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는 피의자의 구체적인 ‘행동’과 ‘행동의 이유’를 근거로 고의나 불법영득의사를 추정합니다.
이론상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면 무죄가 가능하다는 점은 맞습니다. 하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기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불법영득의사란 타인의 재산에 대해 정당한 권리자의 이익을 배제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입니다. 단순히 ‘가질 생각’만이 아니라, ‘잠시 빌려 쓰거나 사용하려는 마음’까지도 포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몰래 잠깐 쓰려 했다’는 의도만으로도 재산범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불법영득의사 부정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유형이 있는데, 바로 업무상횡령죄와 관련된 사건 중 ‘타인을 위해 사용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공금을 회사나 단체의 목적을 위해 쓴 경우가 그렇습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 특별수선충당금을 시공사 상대 소송 비용으로 사용했다가 업무상횡령 혐의를 받은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이 사안은 대법원에서 결국 ‘불법영득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파기환송되었습니다.
또 다른 예로, 공동사업 자금을 회사 인건비로 사용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던 사건이, 대법원에서 다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처럼 불법영득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인정되더라도 상당히 오랜 시간과 절차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당한 판단을 이끌어내야 하니까요.
다만 최근 상담을 보면, 불법영득의사를 근거로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 상당수가 실익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재판부에 부정적 인상을 남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는 주장이 자칫 ‘반성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형량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 개념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아두되, 내 사건에 그 주장이 실제로 유효한지, 혹은 다른 전략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조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접근하면 사건이 더 불리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재산·경제 사건에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는 바로 이런 판단을 대신해드리기 위해 존재합니다.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르고 안전한 해결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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