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매거진MAGAZINE

안녕하세요. 재산·경제범죄 전문 변호사 이세환입니다.
제게 연락주시는 분들을 10명 정도로 분류해보면, 그 중 9분 정도는 변호사의 실질적인 조력을 필요로 하십니다. 소송 또는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피해회복을 위해 지금 당장 대응에 나서려는 분들과 같이 말입니다. 하지만 10명 중 1분 정도는 현재는 문제가 없지만 곧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을 겪고 계신데요.
거래처에서 허위세금계산서발급 요청을 하는데 이걸 들어줘도 될까요?
위와 같이 아직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고 문제도 없지만, 무언가 '불편함' 때문에 올바른 길을 확인하고자 하시는 경우입니다.
위 질문에 대한 답변부터 드리자면 변호사로서 권장하지 않습니다. 허위세금계산서발급 요청을 들어주게 되면 단 1회만으로도 조세범처벌법 위반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횟수가 누적될수록 전체 금액은 늘어날 텐데요. 금액이 일정 수준(5억원) 이상 누적되면 상당히 무거운 수준으로 엄벌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과태료나 벌금을 납부하거나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만이 아닙니다.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이 징역 실형을 살게 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인데요. 따라서 거래처의 이러한 요구에는 거절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이미 이 요청을 들어주었고 이 문제가 드러나 수사를 받게 되었다면 지금 바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허위세금계산서발급 요청은 들어주지 않는 게 좋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너무 단호하게 말씀드렸다 보니 이 문제의 심각성이 실감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모르니 겁을 주는 것이라거나 적발 가능성이 낮다고도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만일 아직 고민되신다면 단 3분 정도만 시간 내어 아래 내용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이 끝날 때쯤에는 제가 왜 이렇게 단호하게 '안 됩니다'라고 말씀드렸는지 이해하실 테니까요.
사업 과정에서 세금계산서 발급은 참 '일상적인' 업무입니다. 이렇게 너무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에 세금계산서의 중요성을 놓치기 쉬운데요. 여기서부터 설명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세금계산서 발급이 의무화되는 이유는 '세금' 때문입니다. 세금은 국가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자금이 되는데요. 때문에 세금과 관련된 범죄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거운 처벌 기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아마 여기까지는 알고 계실 내용일 테지요.
그런데 허위세금계산서발급도 세금에 관한 범죄입니다. 조세범죄와 세금계산서를 연결 짓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법적으로는 이 문제가 조세범죄에 해당합니다.
때문에 거래처의 요청을 쉽게 들어주었다가 사업을 정리하게 됨은 물론 실형을 살게 되는 사례가 정말 많습니다.
사업을 운영하시는 분들께서는 리스크가 있다는 말씀을 드려도 해당 리스크가 현실화 될 가능성을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사업 운영 자체가 어느 정도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이 생긴 것 같은데요.
하지만 조세범죄 사건을 수행해온 경험에 비춰 조언을 드리자면 조세범죄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은 사업운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위험이라고 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적발되면 감수해야 할 손실이 너무나도 크고 적발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법인사업자라면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허위세금계산서 발급 문제는 국세청 고발 또는 내부 직원의 폭로로 시작되는데요. 어느 쪽이든 혐의 부인이나 축소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또한 이 문제로 인해 다른 문제들까지 함께 드러나기도 합니다.
허위세금계산서발급이라 하면 실질적인 거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거래를 한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행위만을 생각하시는데요. 조세범처벌법상 금지되는 행위 유형은 이보다 훨씬 넓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실제 내용과 다르게 진행된 부분은 모두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있는데요. 품목이나 금액을 실제와 다르게 기재하는 행위, 실제 거래를 한 후 제3자의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행위 역시 조세범처벌법 위반입니다. 다만 전체 거래 금액 및 부실허위기재의 사유에 따라 처벌의 수준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변호사이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 대해 '문제가 있을지'를 물어보시면 원론적인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결정은 여러분이 하시게 되겠지요.
다만 우려되는 마음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지금 문제를 축소해서 생각하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약 10년간 이 문제로 세무조사 및 경찰조사를 받게 된 수많은 분들을 만나온 경험을 돌이켜 보면 "그때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보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하지 않겠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분께서도 충분히 추측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이 글을 통해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과 당부는 다 드렸습니다.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
이세환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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