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매거진MAGAZINE
배임횡령죄의 구분과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3가지 유형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동주 대표변호사 이세환입니다.
사기, 배임, 횡령 같은 표현은 뉴스에서 많이 접하시지만, 정작 자신의 상황이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 정확하게 짚어 말씀하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특히 배임과 횡령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선을 분명히 긋기 까다로운 유형이라,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단번에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변호사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사건을 처음 검토할 때부터 배임과 횡령을 완전히 나누어 따로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두 범죄는 성립 구조가 서로 맞물려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횡령이 되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보완적으로 배임 성립 여부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배임·횡령 관련 사건 상담이 들어오면 두 유형을 함께 묶어 전체적으로 방어 전략을 설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배임·횡령은 대응 방향에 따라 적용되는 혐의도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도 본인 사건이다 보니 기본적인 배경 정도는 알고 싶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당연한 마음이지요.
저는 변호사에게 당장 연락하라고 말씀드리는 편이 아닙니다. 형사 사건은 변호인과 의뢰인이 호흡이 맞아야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이고, 억지로 위기감을 조성해서 맡은 사건은 진행이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 두 번째 이유입니다.
따라서 아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해 보신 뒤, ‘정말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이 선 경우에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락 방식은 글 마지막에 안내드리겠습니다.
본격적인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할 판례 하나를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업무상배임죄와 업무상횡령죄는 모두 신임관계를 토대로 하는 재산범죄이며, 형벌 규정에서도 동일 조항에 함께 규정되어 있어 경중의 차이가 없다. 따라서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는데 업무상횡령죄로 처벌하였다고 해도 그와 같은 법령 적용의 오류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도1335 판결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이 판례에 따르면 배임에 해당하는 행위를 횡령으로 처벌해도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배임과 횡령을 거의 동일한 수준에서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두 범죄가 이론적으로 어떻게 구분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배임은 ‘타인의 사무를 맡은 사람’이 ‘부여된 신뢰를 깨뜨린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반면, 횡령은 ‘타인의 재산을 맡아 보관하던 사람’이 ‘그 재물을 개인적인 용도로 전용하거나 돌려주길 거부했을 때’ 성립합니다. 아주 미세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지요.
원칙적으로 배임은 ‘신뢰관계’가 핵심 요소입니다. 누군가에게 일을 맡길 때는 좋아질 거라는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이 기대와 어긋난 행동을 하면 범죄가 되는 것이지요.
반대로 횡령은 ‘재산’ 자체가 중심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횡령배임했다’라고 표현하는 상황도 실제로는 대부분 ‘횡령’ 범주에 해당합니다.
이제 대표적인 세 가지 사례를 통해 배임·횡령이 어떤 구조로 성립되는지 보겠습니다.
회사 법인통장을 관리하던 직원 A가 몰래 자금을 인출해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A는 ‘타인의 재산’을 보관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결론은 ‘그렇다’입니다. 따라서 통장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면 횡령이 문제됩니다. 또한 재물을 맡게 된 이유가 ‘업무 수행 과정’이므로 일반 횡령이 아니라 ‘업무상 횡령’이 성립하게 됩니다.
1인 회사가 많아지면서, 대표이자 주주 1명이 모든 지위를 가진 형태가 흔해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어차피 회사 주인은 1명 아닌가?’라고 생각하시지만, 회사 자산은 대표 개인의 자산과 법적으로 구분됩니다. 즉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우리 법원은 1인 회사의 주주가 자신의 개인 빚을 보전하기 위해 회사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한 사례에서 배임이 성립한다고 본 적이 있습니다. 이는 ‘대표이사 또는 주주는 회사의 재산을 자기 것처럼 사용할 수 없다’는 법리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사업 투자 역시 아주 흔합니다. 가까운 지인의 사업일 수도 있고, 모르는 사람의 프로젝트일 수도 있지요. 투자는 사업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투자자에게는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투자에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시장 상황도 변수지만, 운영자 자체가 문제일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영자가 투자금을 받아놓고 이를 사적 용도로 써버렸다면 어떤 책임이 따를까요? 이때는 ‘사업 목적’으로 쓰겠다는 약속을 깨뜨린 것이므로 배임 가능성이 있고, 동시에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다 사적으로 소비’했으므로 횡령도 함께 성립할 여지가 있습니다. 즉 배임·횡령이 중복하여 검토되는 유형입니다.
지금까지 배임·횡령을 나누는 기준, 실무적 판단 방식, 그리고 가장 많이 분쟁이 일어나는 3가지 유형을 설명드렸습니다.
이 주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복잡합니다. 따라서 본인 사건이 어느 정도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감만 잡아도 충분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여전히 궁금한 점이 남아 있거나, 직접 상담을 통해 사건 대응을 논의하고 싶으신 분께서는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블로그로 오셨다고 알려주시면, 재판 일정이나 접견, 경찰 조사 입회, 기존 상담 예약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제가 직접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칩니다. 이세환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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