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매거진MAGAZINE

이번 글은 제가 직접 수행한 사건 중,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에서 검찰단계 무혐의 종결을 이끌어낸 사례를 정리한 것입니다. 실제 불기소이유통지서에도 ‘혐의없음(증거불충분)’ 판단이 명확히 기재된 사건이지요.
의뢰인은 20대 청년으로, 취업준비와 병행할 수 있는 간단한 부업을 찾다가 ‘퀵서비스 서류전달’ 아르바이트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의뢰인의 배달물이 사실상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표 전달 과정이었다는 점이 드러났고, 그 결과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 사건입니다. 의뢰인은 불구속상태에서 수사를 받았고, 관련 사건을 검색하던 중 제가 처리한 무혐의 사례들을 확인하고 동주에 방문하셨습니다.
초기 상담에서 저는 사건의 전모를 검토한 뒤, 처음부터 무혐의 가능성을 전제로 대응하자고 제안드렸습니다. 단순 전달책·중간책 사건이라도 최근 판례는 유죄가 인정되는 비율이 높아 ‘반성문·합의 시도’ 등으로 수습하는 방향이 더 현실적일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 사안은 구조·흐름·의뢰인의 당시 상황을 종합 평가하면, 고의나 미필적고의 구성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이 분명했지요. 의뢰인이 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었던 만큼, 기록에 남는 형사처분 자체를 피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습니다.
의뢰인은 취업포털에 올라온 퀵서비스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대화 과정에서 업체는 일반 배달업체와 유사한 태도로 오토바이 보유 여부, 가능 지역범위 등을 물었고, 업무량이 적다는 점을 오히려 장점처럼 설명했습니다. 의뢰인은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적은 물량 선호’라는 입장을 밝혔고, 업체는 “일 있을 때 연락해 배정하겠다”고 안내했지요.
해당 대화 이후, 업체는 의뢰인에게 ㅇㅇ에서 ㅂㅂ까지 서류를 전달할 일이 있다며 “지금 바로 가능하냐”고 문의했고, 의뢰인은 실제 퀵서비스 배달처럼 행동했습니다. A씨에게 서류봉투를 수령한 뒤, 지식산업센터 열린공간 앞에서 B씨에게 전달했고, 건당 비용 5만을 입금받았습니다. 실제 퀵서비스 업체 명의처럼 보이는 ‘ㅇㅇ퀵’ 계좌에서 지급되었고, 업무 구조 자체도 일반적인 전달업무와 유사했습니다. 의뢰인은 이 과정을 반복했고, 그대로 경계를 풀게 되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경찰이 의뢰인의 집으로 찾아와 최근 배달 업무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의뢰인은 평소 하던 일이라 생각해 ‘서류전달 아르바이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조사실에서 본인이 전달한 물건이 단순 서류가 아니라 수표였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전달한 사실이 맞다면 처벌 피할 방법이 있느냐”고 물었고, 저는 기록 전반을 분석한 뒤 무혐의 방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저는 의뢰인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중심 논거로 삼아 의견서를 구성했습니다.
의뢰인은 SNS·텔레그램 등이 아닌 정상적 취업포털을 통해 아르바이트를 구했다는 점
지원 당시 실제 퀵서비스 업체처럼 보이는 서류 요구가 있었다는 점
업체 측이 “업무 많지 않아 면접도 필요 없다, 필요하면 연락하겠다”고 설명한 점
실제 지급액이 ‘ㅇㅇ퀵’ 명의로 입금되었다는 점
의뢰인은 퀵서비스 경험이 없었기에 정상·비정상을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
전달 장소가 항상 지식산업센터로 고정되어 있어 ‘회사 관련 서류’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의뢰인이 범죄 전모를 인식했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미필적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 정황도 충분치 않다는 점이 분명해졌지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무혐의(증거불충분)
사건은 검찰 송치 이후 검찰단계에서 ‘혐의없음’으로 종결되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전달책 사건이 강화된 기준으로 판단되는 요즘에도 고의 부재를 인정받았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었고, 20대 청년의 진로가 범죄 이력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었다는 점 역시 중요한 성과였습니다.
이상으로 본 사건의 처리·무혐의 도출 과정에 대한 소개를 마칩니다.
이세환 변호사 드립니다.
외국환거래법위반방조, 해외송금부탁 들어줬다가 범죄로 번진다?
25.12.11
사문서위조 유형과 처벌형량 기준 비교
25.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