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매거진MAGAZINE

횡령초범이라는 점, 경찰조사 과정에서 유리할까?

법무법인동주 작성일25-12-10

횡령초범이라는 점, 경찰조사 과정에서 유리할까?

횡령초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동주 대표변호사 이세환입니다.

올해 초 작성했던 칼럼에서 횡령죄 형량 판단기준, 집행유예 가능 범위, 실무적 전략을 정리한 적 있습니다. 핵심만 다시 언급하자면, 횡령죄 혐의를 피하기 어려운 단계라면 양형기준을 정확히 참고해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 집행유예가 가능한 기준선이 어디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글을 통해 연락주신 분들 가운데 상당수가 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변호사님 검색해보니 횡령초범이 감경요인이라 적혀있더군요. 전과 없고 이번 사건이 첫 조사인데, 그럼 감경 가능하겠죠?”

대법원양형위원회 기준을 보신 것 같습니다. 모든 범죄에서 ‘초범’은 감경요인으로 분류되어 있기에 그렇게 이해하셨을 가능성이 높지요. 하지만 실무를 오래 다룬 입장에서 보면, 이 부분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횡령초범이라는 사실은 선처에 도움될 수도 있지만 그대로 무력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경찰조사 단계에서는 ‘초범’이라는 지위가 거의 영향력을 갖지 못합니다.

기대와 실제가 다르니, 그 차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겠지요. 아래에서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저는 로펌 운영, 사건 수행, 강연, 대외활동 등으로 일일 상담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예약도 선착순으로 받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 상담을 원하신다면 빠른 연락이 필요합니다.

횡령죄 경찰조사, ‘초범’보다 중요한 건 사실관계

경찰조사가 재판보다 먼저 진행되므로 경찰 단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하는 ‘횡령초범’이라는 표현에는 두 가지 의미가 섞여 있습니다.

▲ 재산범죄 전과가 전혀 없는 상태
▲ 평생 처음으로 범죄혐의 조사를 받는 상황

대부분 후자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절차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수사과정 역시 전과자와 달라지는 부분도 거의 없지요.

이유는 명확합니다. 경찰은 수사기관이지 판단기관이 아닙니다. 경찰이 결정하는 건 송치냐, 불송치냐뿐이고, 죄질을 공식적으로 평가하는 기관은 아니지요. 초범이라 봐주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물론 수사관에게 부정적 인상을 주면 절차가 까다로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초범이냐 아니냐’보다 수사협조 정도, 태도, 진술의 일관성이 훨씬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초범이라는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특별히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횡령초범이라는 사실, 재판에서 크게 작용하지 않는 이유

다음으로 재판단계 영향력입니다.

대법원양형위원회 기준은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입니다. 일부 분들이 오해하듯이, 감경·가중요인을 점수처럼 합산해 결과를 산정하지 않습니다. “초범이면 -1점, 피해 다수면 +2점” 같은 방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훨씬 복합적 기준으로 판단하지요.

제 경험상 ‘재범’은 명확한 가중사유가 됩니다. 하지만 초범은 그 자체로 강력한 감경사유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선처를 이끄는 결정적 요소는 태도, 피해회복 노력, 경제 상황, 동기, 향후 계획 등입니다.

초범이라는 사실만 믿고 나머지 준비를 소홀히 했다가 실형을 피하지 못한 사례는 너무 많습니다. 형사사건은 사소한 판단 하나가 결과를 바꾸는 구조입니다. 초범이라도 모든 대응단계를 빈틈없이 준비해야 합니다.

올바른 대응 방향 찾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

만약 본인이 횡령혐의를 받는 초범이라면, 우선 마음속에서 “초범이니 괜찮겠지”라는 기대를 지워두셔야 합니다. 그 다음 아래 사항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 실제로 횡령이 있었는지
▲ 횡령액 규모
▲ 적발 경위
▲ 고소인은 누구인지
▲ 수사기관이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는 자료는 무엇인지
▲ 반박 가능 지점이 존재하는지

하나라도 소홀히 다루면 전체 대응방향이 흔들립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길이 떠오르겠지만, 그 단계에서 스스로 결론 내리는 건 위험합니다. 그 다음은 전문변호사 역할이지요. 검토자료가 완성되면 변호사는 비교적 빠르게 최적의 대응전략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횡령초범이라는 사실이 경찰·재판 어느 단계에서도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는 이유, 초범임을 과신하다 실형까지 이어질 위험성,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대응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드렸습니다.

이 글이, 잘못된 기대를 가지고 위험한 결정을 하려던 분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글 마칩니다. 법무법인 동주 이세환 변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