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매거진MAGAZINE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동주의 대표변호사 이세환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형사전문변호사로 활동하며 수많은 사건을 다뤄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접해온 범죄 유형을 꼽으라면 단연 보이스피싱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정부는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해 강력한 대응책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특히 사기죄 법정형 상향을 포함해, 보이스피싱 범죄 전반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사법부 모두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 앞으로도 빈틈없는 수사와 엄중한 처벌 원칙을 지속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 본인의 관여 정도나 역할이 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혐의를 받는 순간부터 적극적인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전달책이나 수금책처럼 단순 알바에 불과하다고 여겨졌던 역할 역시, 이제는 처벌을 피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단순 알바라고 생각했던 행위조차 처벌로 이어지게 만드는 핵심적인 법적 개념이 무엇인지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다만 보이스피싱 사건은 개별 사안마다 적용되는 법리와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맞는 정확한 진단과 조력이 필요하시다면 아래 안내된 방법을 통해 상담부터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보이스피싱 수법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연루되어 가담자로 지목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단순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일을 했을 뿐인데,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조사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시는 분들을 적지 않게 만나게 됩니다.
대표적인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통장 대여 또는 개설입니다. 대출이나 아르바이트를 이유로 통장, 체크카드, OTP 카드 등을 타인에게 빌려주거나 대신 개설해주는 경우입니다. 대포통장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현금 수거 및 전달 역할입니다. 택배 기사나 퀵서비스와 유사한 업무라고 생각해 현금을 받아 특정 장소에 전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인계하는 경우입니다. 단순 배달 알바로 오인하고 시작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셋째, 가상화폐 구매 및 송금입니다.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며 특정 가상화폐를 구매해 지정된 지갑으로 송금하게 하는 방식으로, 최근에는 청년층이 연루되는 사례가 특히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본인 역시 범죄 조직에 속아 이용당한 측면이 있어,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생각보다 냉정합니다.
최근 대법원과 하급심 판례 흐름을 보면, 법원은 “정말 몰랐는가”라는 주장보다 “왜 의심하지 않았는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핵심적으로 문제 되는 개념이 ‘미필적 고의’입니다.
보이스피싱 가담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미필적 고의는, 많은 분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법률에서 말하는 ‘고의’란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결과를 실현하려는 의사를 의미합니다. 이에 비해 미필적 고의는, 직접적인 범죄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범죄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경우를 말합니다.
쉽게 풀어 설명하면, ‘혹시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괜찮겠지’라는 태도를 취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법원이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대표적인 상황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첫째, 업무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일당이나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그 이유를 확인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둘째, 현금을 직접 수거하거나 전달하는 업무임에도 정상적인 일이라고 단정하고 의심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셋째, 업무 지시가 텔레그램 등 익명성이 강한 수단을 통해 이루어졌음에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않은 경우입니다.
특히 일반인의 상식적인 기준에서 보더라도 충분히 의심했어야 할 상황에서, 아무런 문제 제기 없이 업무를 계속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수사 과정에서 단순히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미필적 고의를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수사기관은 이미 일정 수준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상태에서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로 결과가 달라졌던 두 가지 사례를 비교해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 무혐의를 받은 사례입니다.
A씨는 ‘경매 물건 시장 조사’라는 비교적 합법적으로 보이는 직무 제안을 받고, 구인 사이트를 통해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쳐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근로계약서 작성은 물론, 급여 역시 정해진 날짜에 계좌로 입금되고 있었습니다.
업무는 주로 경매 물건지 주변 사진 촬영이었고, 이후 경매 매물과 관련된 미납금을 전달받아 전달하는 업무를 하게 되면서 보이스피싱 수거책 혐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A씨는 채용 경위, 업무 지시 내용, 급여 지급 내역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정상적인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음을 입증했고,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처벌로 이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수익 단기 알바를 찾던 중, 첫날부터 물품 전달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물품의 성격은 명확하지 않았지만, 업무 강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일당을 현금으로 지급받았습니다.
또한 B씨가 지인들에게 “뭘 전달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좀 찝찝하긴 하다. 그래도 돈이 되니까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정황이 확인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두 사례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객관적으로 보아 정상적인 업무로 오인할 수 있는 정황이 충분했는지, 아니면 일반인 기준에서도 의심스러운 요소가 다수 존재했는지 여부입니다.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이 아니라, 제3자가 보더라도 범죄임을 인식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이제는 이해되실 것입니다.
다만 미필적 고의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미묘하기 때문에,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가 이를 스스로 정리하고 입증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초기 조사 단계에서 경찰의 질문에 어떻게 답변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이스피싱 가담 혐의를 받고 있다면, 가능한 한 이른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글을 읽고 보이스피싱 사건을 다수 다뤄온 변호사와 상담해볼 필요성을 느끼셨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아래 방법을 통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상황에 맞는 정확한 해답,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상 글 마치겠습니다.
법무법인 동주 대표변호사 이세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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