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매거진MAGAZINE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동주 대표변호사 이세환입니다.
지난 십여 년간 경제·금융 범죄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뤄오면서,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통장대여 사건을 수없이 맡아왔습니다. 상담 과정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저도 속은 피해자인데 왜 피의자가 되는 건가요”라는 질문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진행했던 한 사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의뢰인은 급하게 자금이 필요해 온라인에서 대출 상담을 받았고, 상대방으로부터 심사를 위해 계좌와 체크카드가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요구에 응한 뒤 며칠이 지나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본인 명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 자금 흐름에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분명히 속은 입장인데, 오히려 수사 대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통장대여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많은 분들이 “이용당했으니 무죄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수사와 재판에서는 전혀 다르게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통장대여 형태의 보이스피싱에 연루되었을 때, 왜 피해자라고 주장하더라도 무죄로 인정되기 어려운지 그 법적 이유와 대응 방향을 설명드리겠습니다.
통장대여 보이스피싱에서 가장 흔히 등장하는 방식은 이른바 작업대출입니다.
저신용자도 가능하다거나 빠른 승인, 고액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구로 접근한 뒤, 거래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통장과 체크카드, 비밀번호, OTP 제공을 요구합니다.
범죄 조직은 이렇게 확보한 계좌를 이용해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자금을 받아내고, 곧바로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이체해 자금 흐름을 끊어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통장 명의자는 범죄의 통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때 계좌를 제공한 사람은 단순 참고인이 아니라 형사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넘기거나 빌려주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수사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관여 가능성이 인정되면 사기죄 또는 사기방조 혐의까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출 과정에서 허위 서류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추가 범죄가 문제 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전자금융거래법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결과가 아니라 행위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본다는 점입니다.
통장이나 체크카드가 실제로 범죄에 사용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접근매체를 제3자에게 제공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성이 성립합니다.
따라서 수사 과정에서 사기죄나 사기방조 혐의를 벗어난다 하더라도, 통장대여 행위 자체로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책임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점을 간과하고 대응하면 상황은 더욱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사기방조 혐의까지 벗어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통장 제공자를 단순 피해자로 보기보다는, 범죄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한 인물로 의심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어의 핵심은 본인이 범죄 조직과 무관했고, 계좌가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을 인식할 수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인 자료와 정황으로 입증하는 데 있습니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증하면서, 법원 역시 미필적 고의를 폭넓게 인정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필적 고의란 범죄임을 확정적으로 알지는 못했지만, 그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행동을 선택한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 연락처로만 진행된 대출 상담, 과도하게 간소화된 심사 절차, 통장과 보안매체까지 요구하는 방식 등은 모두 수사기관이 주목하는 요소입니다.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다”는 진술만으로도 범죄 가능성을 인식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이 현재의 실무 분위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불리한 진술을 쌓아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통장대여 보이스피싱 사건은 전자금융거래법, 형법, 수사 실무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단순히 피해자라는 주장만으로는 전체 혐의를 벗기 어렵습니다.
적어도 사기죄나 사기방조와 같은 중한 혐의부터 체계적으로 방어해야 하며, 이는 관련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이 있어야 현실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현재 혐의를 받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사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법률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변호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보이스피싱과 재산범죄 사건을 다수 다뤄온 저에게 문의하셔도 괜찮습니다.
손해배상청구소송, 사기당했을 때 피해회복 방법 알려드립니다
25.12.18
사기사건변호사 투자사기 고소당했다면 무죄 가능성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25.12.18